어른에게 잠은 아주 쉽고 당연한 일인데,
아기를 낳고 나니 잠이라는 게 얼마나 어렵고 힘든 일인지 온몸으로 느꼈어요.
오늘 이 글도(?) 아기 잠문제를 해결해주거나
통잠 자는 데는 도움이 안 될 수 있어요.
아기가 잠자는 게 왜 이렇게 힘든지 미스테리를 이해하면
아기의 밤중깸 대처가 조금 더 수월할 수 있거든요.
#1 아기 수면 주기는 어른의 반절(40~60분)
성인도 아기도 잠은 특정 주기를 두고 반복하는데,
아기는 수면주기가 성인의 반절 밖에 안 돼 짧아요!
한 수면주기가 끝나고 다음 수면주기로 갈 때 잠깐씩 깨는 시간이 있는데,
아기는 그 시간이 두배인 셈이지요.
아기는 어른보다 적어도 두 배는 자주 깬다는 의미예요.

이 잠깐 깨는 시간은 자연스러운 수면단계 중 하나라서
가만히 두면 다시 다음 수면주기로 넘어가요.
아기의 경우는 이 잠깐 깨는 시간에 우는 경우가 많아
아기가 깬 줄 알고 수유를 한다거나 안아주게 되죠.
그러다보면 엄마아빠의 도움 받는 게 습관이 되어
아기가 진짜로 깨게 된다는 거…
수면주기 중간에 깨는 울음은 가만히 지켜 보셔도 돼요.
(저는 이걸 알고도 그렇게 아이가 깨면 안아주고 안아주고 하게 되더라고요..ㅎㅎㅎ. 그런 분들 100% 이해합니다~)
저는 이 울음을 <베이비위스퍼> 용어 ‘헛울음’이라 불러요.
이 헛울음 이야기는 블로그 카테고리 “2.6 헛울음 기다리기”에 있어요.
낮잠 중에는 이 수면주기가 끝날 때쯤을 기다렸다가
미리 가서 토닥이거나 가슴을 꾹 눌러주거나 안아준다거나 하면
다음 수면주기로 넘어가는데 도움이 돼요.
평소 낮잠이 짧은 아기는 며칠간 잠든지 몇분 지나면 깨는지를 잘 관찰해 두세요.
어떤 아기는 34분에, 어떤 아기는 41분에 깬다는 등 시간이 좀 달라요.
그 시간보다 5-10분 먼저 들어가 토닥이기 등을 해줘보세요.
운좋으면(!!) 10분 수고해서 40분 낮잠을 더 벌 수 있어요.
(매번 낮잠 연장해주지는 마시고 하루에 한 두번 정도만 하는 게 좋아요. 이것도 무척 스트레스 받아서요…ㅠㅠ)
#2 아기는 많이 움직이며 자요.
위 그림에서 연초록 부분이 REM 수면 시간이거든요.
아기는 Active 수면이라고 해요.
120분으로 비교하자면, 성인은 대략 1/4 정도, 즉 25%가 REM 수면이에요.
그런데 아기는 얕은잠이 두 주기에 반 절씩 있다 보니,
전체 잠의 1/2 즉 50% 정도가 활동적인 Active 수면이에요.
이른둥이는 70% 정도 된다고 하고요.
얕은잠은 몸은 쉬는데 두뇌는 깨어서 일하는 때의 잠이라는데,
두뇌가 발달해야 하는 어린 아기일수록 얕은잠 비중이 높은 거라고요.
그래서, 주변의 작은 자극에도 쉽게 깨요.
Active 수면 동안에는 빛, 소리 등에 민감하기 쉬우니,
집안 불빛은 최대한 낮추고 소리는 백색소음으로 차단해 주세요.
심장소리가 들어가 있는 백색잡음이 도움된다고 해요.
#3 깊이 자려면 20분이 걸려요~.
위 그림을 다시 봐주세요~.
아기 잠에는 연초록색 Active 수면이 먼저 있지요?
얕은잠 20분을 지나야 깊은잠에 들어가요.
그 20분 동안은 잠이 든건지 아닌지 모르는 상태처럼 보일 수 있어요.
때로는 잠든 줄 알고 눕혔더니 ‘귀신같이 알고 깨는’ 일이 있고,
잠든 줄 알고 눕히고 나왔더니 ‘에엥~’하는 일이 있어요.
아기가 말을 할 수 있다면
“나 아직 얕은잠 중이에요~” 라고 말하는 거겠지요.
이 때 자꾸 깬다고 아기가 안 졸린 걸로 오해하지 마세요.
졸린데 아직 깊은잠 단계에 들어가지 않은 것 뿐이죠.
이렇게 깊은잠에 들어가는데 20분 걸리던 게,
아기가 성장하면서 점점 짧아져요.
아기가 막 태어났을 때는 이 20분 넘게 안고 있는 게 힘들지 않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힘들어지거든요.
아직 수면교육은 전혀 관심이 없을 때라면,
아기가 잠든지 20분쯤 지나 호흡이 골라지고
몸 꿈틀거리는 것도 줄어들고 새근새근 잠이 드는 시점에
아기를 눕혀 보세요.
이 때는 팔을 건들어도 축~ 처진 채 있어요.
하지만 이 20분을 아예 처음부터 눕혀서 시작하면 20분이 더 수월해지긴 하니까,
점차 점차 아기를 눕히는 시점을 앞당겨 보는 것도 잊지 마세요.
한번에 확~ 당겨도 좋지만,
그런 엄두가 안난다면 천천히 아기 상태 봐가면서 하셔도 돼요.
#4 백일 즈음부터 아기 잠이 조금 수월해져요.
백일 즈음에는 생체주기리듬이 어느 정도 발달한다고 보니까요.
또 백일 즈음엔 수유도 정착되어 가고요.
취침시간은 거의 일정해져가지요.
밤중수유는 필요없는 밤중수유를 알아두는 게 좋아요.
정말 배고파 아기가 깬 거라면 수유하는 건 당연해요.
하지만 배고파 깬 게 아니라 다음 수면주기로 넘어가기 위해서 깬 거라면,
수유를 할 필요는 없겠지요?!
#5 돌전 아기의 밤중수유, 통잠의 폭이 커요!
밤중수유 횟수에 대한 전문가의 의견은 다양해요. 백일 즈음에 이미 밤중수유가 필요없다고 보는 전문가도 있고, 이유식이 정착되어 철분이 충분히 공급되는 8,9개월까지 밤중수유가 필요하다고 보는 전문가도 있어요. https://blog.naver.com/julieemom/10188128230
(저는 애착육아는 아닌데, 밤중수유 횟수에서만큼은 첫째도 둘째도 애착육아파가 되어버린…ㅎㅎㅎ)
링크한 포스팅의 전문가 의견 중에서
저는 마크 웨이스블러스 박사의 의견을 가장 많이 인용하는데요,
자정이나 새벽 5-6시 밤중수유를 9개월까지
“꼭 유지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예요.
밤중수유를 없애간 엄마들의 경험담을 들어보면
‘어느 날 이 수유는 없어도 될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라는 말을 많이 해요.
그런데 그런 말을 자세히 들어보면
실제로 그냥 ‘기분’ 탓만은 아니고 그 날을 전후한 밤중수유 상황을 판단한 후에 느껴지는 기분이예요.
그러니, 아직 밤중수유를 여러번 하시는 엄마들도 그런 기분이 들지 않는지,
전후 상황 잘 판단해 보세요~.
아침 첫수유가 줄어든다거나 거부한다거나 하는 징조가 있을 수 있어요.
밤중수유를 의도적으로 줄이기 위해
밤수유량을 점차 줄여가는 대신 낮수유량은 늘려 가는데,
저는 굳이 3개월 이전에는 의도적으로 밤중수유를 줄여갈 필요는 없다고 봐요.
저는 밤중수유도 통잠도 좀 느리게 느리게 가는 편이라서요.
#6 전문가 제안 아기 취침-기상시간은 “빨라요!”
백일 이전 아기는 아직 생체리듬이 발달하지 않아서 아무 때나 자고 깨는데,
백일이 지나면 전문가들이 제안하는 아기 취침시간과 기상시간은 거의 비슷비슷해요. 밤7시에서 아침7시까지를 밤으로 보는 경우가 많지요.
생체리듬은 빛과 어두움을 따르기 때문에, 해가 뜨면 깨고 해가 지면 자는,
스타일이 아기에게 맞다고요.

우리나라 성인조차도 수면부족일만큼
야근이 잦고 아기랑 한 방에서 자는 분위기라
아기를 밤7시에 재우면 좋다는 서양의 전문가 의견은
꿈처럼 멀리 느껴질 수도 있어요…ㅠㅠ
사람 중에는 올빼미형 인간이 있어 간혹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편이
생체리듬에 잘 맞는 사람도 있고,
반대로 종달새형으로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리듬에 잘 맞는 사람도 있어요.
그리고 나머지 70-80% 가량의 사람들은
올빼미형이든, 종달새형이든 잘 적응한다고 해요.
그렇지만 아직 이 스타일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는 아기의 경우에는
빛과 어둠의 시간의 변화에 따르는 편이 낫거든요.
지금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패턴에
온 가족이 만족하고 굳이 바꿔야 할 이유가 없다면 상관없지만,
아기도 못 자고 힘들어 한다면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패턴을 바꿔보세요.
아기가 어떤 타입인지 알아 보기 위해서라도요.
#7 아기가 자랄수록 잠은 수월해지는 게 보통.
돌 즈음이 되면 잠이 훨씬 수월해지거든요.
백일 엄마들이, 6개월 엄마들이,
앞이 안 보인다면서 돌 즈음 되면 정말 잠이 수월해지냐고 물으시곤 해요.
예. 수월해져요. 아기의 신체적인 수면 능력이 훨씬 성숙해지니까요.
백일 때는 낮잠을 서너번씩 재워야 하는데,
돌이 되면 낮잠을 한번만 재워도 되니까…
그 힘든 낮잠 재우기 일이 하루 서너번에서 한번을 주는 것만으로도,
위안 아닌 위안? ㅋㅋㅋ
다만 신체적인 수면 능력은 늘어나서 수면 자체 문제는 줄어드는데,
예전의 습관을 버리지 못하면 오히려 수면 문제가 더 심해지는 경우도 있어요.
애착이나 분리불안 등 아기가 해결해야 할 과업이 있는데
수면의 질은 떨어져 아기가 피곤해 하다 보니,
아기 잠문제가 생활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거지요.
아기가 피곤함이 눈에 띄이고 엄마 껌딱지 증상이 날이 갈수록 심해지면서
엄마 스트레스도 높아진다면,
수면교육은 1도 관심없는 엄마아빠라도 이 때 즈음엔 단기간 수면교육을 고려해 볼 때예요. ㅠㅠ
이왕이면 전문가 도움을 받아보면 더 좋고요~.
#8 잠깐씩의 퇴행, 정체기는 있어요.
아기 삶에 잠자는 것만 하는 게 아니지요. 성장하면서 성장통을 겪어요.
두뇌가 잠보다 그 성장을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잠을 덜 자는 대신 성장을 이뤄내는 모양이예요.
저의 동료맘들은 뒤집기 시기에 “뒤집기 폭풍”을 겪었고,
이나는 시기에 “이 나기 폭풍”을 겪었고,
기기 시작하는 시기에 “기기 폭풍”을 겪었고,
걷기 시작할 때 “걷기 폭풍”을 겪었어요.
신체의 급성장기도 있고, 원더윅스라 불리는 두뇌의 급성장기도 있고요.

이렇게 따지고 보니 일년 내내 뭔가는 꼭 있는 것처럼 보이지요?
다행히 이런 시기는 잠깐 있다 지나가요.
잠깐 있다 지나가지 않고 계속 머물러 있으면
그건 성장통만이 문제가 아니라 성장통이 발단이 되어
그간 묻혀 있던 의사소통, 훈육, 잠버릇이 표면화되는 것이예요.
이런 아기 잠의 미스테리가 다 풀려서
아기 잠재우기가 어렵지 않게 되는 그런 날이 올려나요?
그런 날을 오기 전에 내 아기가 먼저 커버리겠지요? ㅎ.
이 잠 안자고 얕은잠만 잔뜩 자는 내 아기가 커서,
이런 아기 잠의 미스테리를 해결할 훌륭한 사람이 되기를 꿈꾸며…
오늘도 힘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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