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엔…
서양영화에서 아이들이 테디베어 들고 다니는 것 보면 귀엽고 당연해 보였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아이들이 인형들고 다니면 “엄마 애정이 부족한가보다”라는 말을 듣곤 했었어요.
지금은 태교로 아기 애착인형을 만드는 클래스가 있을만큼,
아이가 인형에 애착보이는 모습을 낯설게 생각하지 않는 거 같아요.
그래도 우리 마음 속에는 이런 두 개의 마음이 있어요.
이렇게 여러 면에서(특히 코~ 잘 때) 아이가 애착인형의 도움을 받기는 바라지만,

이렇게까지는 바라지는 않지요~?

애착인형은 뭐?
아기는 처음엔 엄마와 자기가 다른 사람인 줄을 몰라요. 그러다 점차 엄마와 자기가 서로 분리된 사람이라는 것을 알아가는데 그 과정에서 특정 물건에 애착을 형성할 수 있는데, 얘네들이 애착물건, 애착인형이예요.’인형’이라는 말이 붙어서 그렇지, 심리학에선 꼭 ‘인형’만을 의미하진 않는대요. 위 그림 캐릭터 리누스처럼 아이가 이불을 애착을 가질 수도 있고, 엄마 아빠 티셔츠에 애착을 가질 수도 있어요.
애착인형을 만들어주는 게 나을까?
우리나라나 일본, 이탈리아처럼 아기가 엄마아빠랑 꽤 오랫동안 곁잠자는 분위기의 나라에서는 아이들이 인형에 애착을 보이는 경우가 적은 편이고, 독립성을 중요시하는 나라 아이들이 애착을 보이는 경우가 좀 많은 편이래요.
애착인형을 만들어주려 노력한다고 해서 아기들이 다 따라주는 것만은 아니라, 애착인형을 꼭 만들어줘야 하는 건 아니죠. 그렇지만 우리나라도 과거와 달리, 맞벌이 엄마아빠나 어린이집 생활 등, 아이가 엄마아빠와 떨어져 생활하는 게 일반적인 일이 되어가고 있기 때문에, 엄마아빠를 연상시키는 애착인형이 아이의 새로운 생활이나 낯선 환경에 적응하는 데 도움될 수 있어요.
언제쯤, 어떻게 소개해주면 좋을까?
엄마와의 애착이 나타날 때쯤 아가들이 특정 물건에 대한 애착도 시작되는데, 엄마에 대한 애착과 마찬가지로 그 이전에는 애착이 아직 형성되지 않아서 애착을 보이지 않는지, 애착을 가졌어도 표현하는 방법에 한계가 있어서 애착을 보이지 않는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해요.
그러니, 애착인형을 만들어 주고 싶다면, 애착을 형성하는 시기 이전에 애착인형을 많이 접해 주는 것이 좋겠지요.
다만…!
영아돌연사나 질식의 위험이 있어서 주의를 기울어야 해요. 이것이 애착인형을 만들어줄 때 주의할 부분이예요.
아이가 꽤 컸다고 생각되는 유아 시절에도 잠자리에 둔 커다란 인형 때문에 사고가 일어나거든요.ㅠㅠ
말랑말랑한 인형이나 아기 얼굴을 가릴 수 있는 이불, 단추 등 떨어질 수 있는 장식이 달린 것은
잠자리에서는 피해야 해요.
무엇보다 안전, 안전이 최우선이죠.
애착인형을 아기에게 안겨주며 소개해주기 가장 좋은 시간은 수유시간으로 꼽혀요. 수유시간에는 엄마아빠가 보통 아기를 꼭 끌어안고 있으니까요.
수유시간에 아기를 안으면서 엄마아빠 품과 아기 사이에 애착인형을 끼워주면서 자연스럽게 삶의 일부가 되게 하는 거지요. 수유시간 외에도 놀이시간엔 아기 주변에 두는 게 좋겠고요.
정말 애착인형을 만들어주고 싶다면, 아기가 울 때도 애착인형을 함께 끌어안으며 달래주는 게 좋아요. 그렇게 되면 자연히 아기 머릿속에 “울 때는 애착인형도 함께”라는 공식을 만들게 되고, 엄마가 없을 때는 애착인형이라도 안고 싶어지거든요.
그리고 아기가 자라서 밤에도 함께 애착인형과 잘 수 있는 월령 즈음이 되면, 취침의식도 함께 해주면 좋아요. 끌어안고 잠들게 해주고요. 잠들기 전에는 애착인형을 빨고 잘수도 있으니까 꼭 아기가 빨아도 안전하도록 단추 등의 부속물은 없는 게 좋고요. 아기들이 제품 태그에 왜 관심이 많은지 모르겠지만 이런 제품도 애착인형 역할을 해요.

아이가 애착을 보이기 시작한다면, 늦어도 이 때쯤에는, 애착인형과 똑같은 애를 하나 더 장만해 두세요. 애착인형을 빨아야 할 때, 혹시라도 잃어버릴 때, 도움이 되니까요. 예민한 아이들은 항상 그 아이만 원하니까 적정한 시점에 아이가 눈치채지 못할만큼 덜 냄새가 베었을 때 한번씩 빨아서 번갈아가며 교체를 해주는 것도 현명하겠지요.
제가 애착인형에 대해 쓴 글을 보니,
제 큰 아이가 어느날 떼를 썼는데 엄마는 그걸 안 해주니까 아이가 애착인형(제일 위 사진 속의 접혀진 날다람쥐 인형)에 얼굴을 묻으며 “엄마가 안된대…”라며 펑펑 울었다고 하더군요. (기억이 안나요.ㅠㅠ 이렇게 다 기억할 것 같은 아이의 어린 시절도 다 잊어버리네요… 아, 그 귀요미 시절을 잊어간다니, 슬포요…..)
제 큰 아이의 애착인형 자세한 이야기는 여기 => 큰 아이의 러비(애착인형) 이야기
애착인형 있고 없는 아이, 실제 경험은?
아무리 노력을 기울인다고 아이가 엄마아빠가 정해준 인형에 애착을 보이리라는 보장은 없어요.
제 큰 아이는 제가 노력한 인형에는 애착을 보이지 않고 다른 인형에 관심을 보이는 바람에 그 인형이 아이의 애착인형이 되었고요. 작은 아이는 큰 아이 때만큼의 노력을 하지 않아서 그런지 관심을 보인 인형은 있었으나 오래가진 않았어요. 자기 베개에 작은 애착만 보이고 있어요.
큰 아이 때는 잠투정이 워낙 심했던 아이라 애착인형이 도움이 되었어요. 자다가 애착인형을 찾아야 하는 단점이 있었으나, 애착인형을 품에 안으면 다시 잠들곤 했으니까요.
두 아이 모두 어린이집을 시작할 즈음에 애착인형을 가방 속에 넣긴 했는데, 두분 선생님이 가방 속에만 넣으라고 하셔서 가방에 애착인형이 있다는 위안만 있었을 거예요. 특별한 애착인형이 없던 작은 아이는 이거 저거, 매일 자기 기분에 따라 원하는 걸 가방 속에 넣었어요. ㅠㅠ
순전히 저만의 경험으로 두 아이의 차이를 굳이 하나 말하자면… 하나 있어요. 이게 단순히 애착인형 하나 때문이라 할 수는 없겠지만, 애착인형을 만들어 주는 과정에 생길 습관이기 때문에 애착인형의 유무가 적어도 하나의 이유라고 할 듯 해요.
저는 두 아이 모두 모유수유를 27~8개월까지 했어요. 애착인형을 꼭 만들어주고 싶던 큰 아이 때는 수유 때마다 애착인형을 함께 안고 수유를 했거든요. 둘째 때는 그렇게까지 챙기질 않았고요.
수유 할 때 함께 안겨 있는 애착인형이 있던 큰 아이는, 손이 심심할 때 애착인형을 만지작 만지작 거리더라고요. 아마 제 몸을 만지려고 하면 그 손을 살며시 떼서 인형을 만지도록 했을 거예요. 놀 때도 애착인형을 빨기도 했고요..
작은 아이는, 인형을 함께 안고 있지 않다보니 제 몸에 난 사마귀를 그렇게 만지작만지작 거리더라고요! 그러더니 이 습관이 잠습관이 되었어요… 지금도요…ㅠㅠ
이 습관이 이렇게 오래 갈 줄 알았다면 그 때! 애착인형을 꼭꼭 안아줄 것을…. 흑흑흑.
이웃님들이 “아기에게 이런 습관이 있어요. 저도 싫은데 어떻게 없애죠?” 하고 물으실 때마다 “싫다고 말씀하세요…”라고 하는데, 정작 저는 그렇게 못하고 있어요.. 사마귀 만지는 둘째의 습관이 싫기도 한데, 한편으로는 이 습관은 어릴 때나 있을 습관이지 더 크면 엄마 몸 만진다고나 하겠나 싶은 아쉬움도 함께 있어서 딱 잘라 못하게 하지 못하고 있어요. 양가감정, 우유부단, 둘 다입니다….
애착을 넘어 집착하게 되면 어쩌나…?
아이들의 애착인형은 만 두살에서 다섯살 사이에 거의 의미를 퇴색해가요.
디즈니 만화영화 <인사이드 아웃>의 빙봉이 – 애착인형은 아니고 상상의 친구였지만 – 주인공 라일리가 자라면서 점차 잊혀져 간 거처럼요. 이 장면 영화 속에선 아주 슬픈 장면이지만, 현실 속의 아이들 애착인형도 이렇게 되어가요.

제 큰 아이의 애착인형 신세도 좀 보실래요?

애착인형이 하두 닳고 닳아서 옷을 갈아 입었고, 중1인 지금은 옷장 위에 얹혀져 먼지를 뒤집어 쓰고 있어요. 버리진 못하게 하네요. 🙂
제 남편이 미국에서 한 직업학교를 다녔었는데, 육체노동에 가까운 일이라 덩치가 큰 학생들이 많았죠. 그런 이미지의 학생 중에도 이사를 갈 때마다 어릴 적 애착인형을 챙겨가지고 다니는 친구들이 있었다고 해요. 물론 옷장 속에 ‘쳐박아’ 놨다고 했다지만요. 이렇게 서양에서는 성인 중에도 어릴 적 물품을 챙겨 다니는 일이 그다지 낯선 일은 아니예요. 제 이웃님 중에도 그런 분이 한분 계시고요~. ㅎ
그러니, 아이가 애착을 지나쳐 집착을 보일까 걱정은 미리 하실 필요는 없고요,
그래도 걱정할만한 신호로 보이는 것이 있다면,
애착인형이 없으면 엄마를 포함한 다른 사람과 상호작용이 불가능할 때, 이럴 때는 단순히 애착인형과의 긴밀한 애착 때문만은 아닐 수 있어서, 전문가를 만나보시는 게 나아요.
오늘은… 엄마와 아이 사이에서 애매~~~한 위치에 있는 애착인형 이야기 했네요.
사실 이런 저런 거 빼고 인형 한 손에 들고 아장아장 걷는 아이, 그 자체로 그냥 귀엽죠~~?^^

이웃님 아가의 애착인형은 어떤 아이인가요?
혹시 ‘제가 애착인형이예요.ㅠㅠ’???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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